삘기꽃 명소 증도 태평염전 수섬 우음도
삘기꽃 명소
'삘기'를 다음 백과사전에 검색하니, ‘외떡잎식물인 벼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 동아시아의 온대지방에 분포한다. 마디가 있는 땅속줄기에서 줄기가 나와 곧추서서 80cm 정도 자란다. 꽃은 흰색이며 5~6월에 줄기 끝에서 길이가 20cm에 달하는 수상꽃차례(흔히 이삭이라고 부름)로 핀다. 땅속줄기를 캐서 햇볕에 말린 모근은 한방에서 발한·이뇨·지혈 등에 쓴다. 더위 먹었을 때 땅속줄기와 메밀 볶은 것을 갈아서 달여 먹으면 효과가 있으며, 딸꾹질에도 좋다. 잎은 지붕이나 도롱이 같은 우장을 엮는 데 쓰이기도 한다. 어린 새순을 '삘기'라고 하고, 꽃이 피지 않은 어린 이삭을 날 것으로 먹기도 한다. 고려시대 이두향명으로는‘모향’, ‘치각유’라고 했으며, 조선시대에는 ‘백모향’이라고 불렸다‘라고 합니다. 띠 또는 삐비라고 불렸던 것 같습니다.
어릴적 시골에서 늦은 봄이나 초여름 강가의 습지 또는 언덕, 낮은 야산 등에서 이 풀을 흔히 보고 자랐습니다. 한 마디로 그냥 아무데나 잘 자라는 잡초였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서는 '삐삐'라고 불렀는데 이제보니 '삐비'라는 말이 변형되어 불이었던 것 같습니다. 먹을 것이 부족하고 군것질거리가 없는 시절이라 꽃이 피기 전에 껍질을 벗겨 속에 든 어린 꽃을 씹어 먹기도 하였는데 부드러우며 약간 단맛이 나고 제법 맛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고향을 떠나 오랫동안 바쁘게 사는 동안에는 잊혀진 식물이었는데 몇년 전 동호회원들과 전남 신안 증도로 염전 사진을 찍으러 갔다가 이놈을 만났습니다. 바닷가 넓은 갯벌에 햇빛을 받아 눈 꽃처럼 빛나는 피사체를 발견하고 그 아름다움에 정신없이 셔터를 누른 후 그제야 아주 오래전 고향 강가에서 들에서 흔히 만났던 삐비였습니다. 얼마나 반가왔던지 이미 꽃이 피어 억세진 꽃을 입에 넣고 씹어보곤 하였습니다.
삘기의 군락지로 많이 찾고 있는 곳은 전남 신안군 증도의 대평염전과 경기 화성의 수섬과 우음도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매년 5월이면 전남 증도나 경기 화성 등지의 아름다운 삘기 사진에 마음이 동하였지만 살고 있는 곳에서 너무 멀어 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5월 중순부터 6월 초순이 삘기의 제철입니다. 멀리가기 힘드신분은 물이 조금이라도 흐르는 가까운 냇가 근처나 강언덕에는 어김없이 이놈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나가보십시오. 특히 아침 해뜰 때나 오후 해 질 녘에는 은빛 자태는 이 계절 무엇보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전남 신안군 증도 태평염전
태평염전은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 구제 및 국내 소금 생산을 목적으로 건립하였고 전증도와 후증도를 둑으로 연결하고 그 사이 생긴 갯벌에 국내 최대의 염전을 조성한 것으로, 목조 및 석조 소금창고, 염부사, 목욕탕 등의 건축물이 있으며, 태평염전 자체가 문화재로 등록되어 있고 자연 생태의 갯벌, 저수지와 함께 천혜의 아름다운 경치를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증도의 삘기를 보기 위해서는 태평염전내 염생식물원(신안군 증도면 증동리 1930)을 찾으시면 됩니다. 하얀색이 삘기와 붉은 함초의 조화 그리고 여러 염생식물들이 소금박물관, 소금창고 등과 어울려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갯벌의 목제 테크로 탐방로를 만들어 놓아 염색식물들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무안-광주고속도로 북무안 IC를 거쳐 태평염전까지 40km입니다. 시간 나시면 증도에는 태평염전 이외에 증도갯벌생태공원, 노두길에 물이 차면 들어갈 수 없는 드라마 촬영지 화도도 가 볼만 합니다.
경기 화성 수섬, 우음도, 송산 공룡알 화석지
수섬은 이름대로 섬이었는데 시화호 방조제 축조로 갯벌 속 언덕 정도로 변한 곳으로 주변 광할 한 벌판에는 갈대 등 여러 식물들이 자라고 있고 이맘때쯤 삘기가 일출, 일몰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곳입니다. 가시는 길은 경기 화성시 송산로 621, 독지2독지 2리 마을회관을 내비게이션으로 찾고 그곳 주변 공터에 주차한 후, 바닷가로 이동하여 수섬 주변 벌판에 끝없이 피어있는 삘기를 감상하시면 되는데, 일몰시간 즈음 홀로 서 있는 나무들과 붉은빛으로 물들어가는 삘기의 하늘거림, 서쪽 형도 섬 방향으로 넘어가는 태양과 저녁놀과 삘기의 어울림은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불러 모으는 최고의 풍경입니다. 수섬은 저녁 풍경과 함께 아침에도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줍니다. 삘기와 안개와 홀로 서 있는 버드나무의 아련한 풍경은 일출과 함께 저녁과는 또 다른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줍니다.
우음도는 육지에서 소울음소리가 들려서 우음도로 했다고 합니다. 수섬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고 이곳 역시 역시 수섬과 마찬가지로 섬이었는데 시화호 방조제가 축조되고 지금은 섬 아닌 섬으로 변한 곳입니다. 육지로 변한 우음도 주변에 광할 할 갯벌에 수섬과 마찬가지로 여러 식물들이 자라고 있고 그중 초여름 삘기가 최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음도 주변과 함께 공룡알 화석지 주변도 넓게 펼쳐진 벌판에 삘기가 지천으로 피어 반겨준다고 합니다. 경기 화성 우음도 내 송산그린시티 전망대(경기 화성시 송산면 고정리 산 1-38) 또는 공룡알 화석산지 방문자센터(경기 화성시 송산면 공룡로 659) 두 곳의 거리가 3~4km 내외 거리인데 두 곳 주변이 모두 삘기 천지입니다.

화성 수섬과 우음도, 공룡알 화석지 등 모두 바다였던 곳이 시화호 간척으로 새로운 식물들이 자라면서 삘기꽃도 피어나기 시작하여 멋진 사진을 찍으려는 젊은이들과 사진동호회 회원들이 모여들고 있는 곳입니다. 찾아 가시는 방법은 평택시흥고속도로 송산마도 IC를 이용하시면 모두 10여 km 내외의 거리에 있습니다. 수섬과 우음도 주변은 도시개발 중이라 삘기의 아름다운 풍경은 곧 사라질 것이랍니다. 올해 다녀오신 분들의 글을 보니 수섬과 우음도의 삘기 절정은 끝이 난 듯하고 가는 길 주변으로 여기저기 공사가 진행 중이라 내년을 기약하기 어려울 듯 하다는 이야기입니다.